관중석에 큰 절한 장미란父, 中 대륙을 울리다

관중석에 큰 절한 장미란父, 中 대륙을 울리다




19일 여자 역도 최중량급(+75kg급)이 열린 중국 광둥성 둥관체육관. 한국 역도 영웅 장미란(27)이 금메달을 확정짓자 VIP석에 앉아있는 한 남성이 눈물을 흘리며 관중석 쪽을 향해 세 차례 큰절을 올렸다. 이어 장미란에게 다가가 진한 포옹을 하며 금메달의 기쁨을 나눴다. 바로 장미란의 아버지 장호철 씨였다. 딸의 우승에 힘을 보태준 한국 응원단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장씨는 기자회견장까지 찾아와 딸에게 손을 흔들며 진정한 '딸 바보(딸을 각별히 아끼고 딸밖에 모르는 아버지를 뜻하는 단어)'의 모습을 보여줬다.

장씨의 행동에 중국 언론도 "감동적인 순간이다"며 각별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언론 '봉황망 뉴스'는 20일 '장미란의 아버지가 한국 관중에 큰절을 했다'는 제목으로 부녀의 사진 7장을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했다. 이 매체는 "장미란이 금메달을 획득하자 아버지가 흥분된 모습으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며 "그는 한국 관중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무릎을 꿇어 큰절을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장미란이 교통사고에 불구하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힘은 가족의 지원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씨는 딸을 위해 헌신적인 아버지로 유명하다. 어린 시절 "역도를 그만 하겠다"는 장미란을 끝까지 설득시켜 세계적인 역도 스타로 만든 숨은 주인공이다. 모든 경기장을 따라다니며 경기를 카메라로 담는 등 딸을 위한 일이라면 뭐든지 한다. 또 직접 사인까지 만들어주는 등 매니저 역할까지 톡톡히 했다. 장씨는 "정말 너무나 기쁘다. (장)미란이가 다른 대회에서 모두 1등을 해보고도 아시안게임에서만 못했는데 3번째 도전에서야 이뤄냈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광저우=김효경·김환 기자 [kaypubb@joongang.co.kr]